세상살이

미국 이민 1년차

Ledlaputa 2022. 7. 26. 07:03

작년 2021년 코로나가 한참이던 8월초 미국으로 이민오게 되었다. 

코로나 시작과 함께 제대로 학교도 가보지 못하고 초등학교 1년을 마치고, 이제 겨우 2학년 한학기를 다닌 아들은 말도 안통하는 낯선 이국땅에 부모손에 이끌려서 오게 되었다. 그래도 항상 밝은 성격에 우리의 걱정과 달리 잘 적응해 이제는 나름 유창한 발음으로 영어를 이야기 할수 있게 되었다. 

 

헌팅턴 비치 저녁 노을

 

10년간 살던 마포의 아파트는 새로운 전세입자에게 맡기고 우리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살기가 좋다는 오렌지 카운티로 우리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LA 남쪽에 위치한 오렌지 카운티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사는 어바인과 플러튼 등의 도시들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에서도 살기 좋은 카운티 중에 하나이다. 

 

도착한 뒤 디즈니랜드가 위치한 애너하임의 호텔에서 3주간 머물며, 차와 집 그리고 아이 학교를 알아보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의 날씨는 한국과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너무 맑고 좋은 날씨이다. 온도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건조하지 않아 상쾌하며, 일년 내내 겨울없는 봄 여름의 날씨의 연속이다. 

 

디즈니 랜드 내 스타워즈관

 

우리가 이민을 위해 준비한 자금은 대략 15만불 정도 이것으로 대략 일년간의 모든 생활비를 쓸 생각이였으나, 살인적인 렌트비를 감당하기는 어려운 자금이였다. 곧바로 렉서스 RX 중고차를 구입하고, 미국온지 3주만에 우연히 알게된 리얼터분이 소개해준 브레아라는 곳에서 꽤 넓고 좋은 집을 얻게 되었다. 물론 아무런 직장과 미국 생활의 히스토리가 없는 우리는 6개월치 집세를 포함한 3만불의 현금을 지급하고 나서야 겨우 얻을 수 있는 집이였다. 

 

2018년식 RX350 중고차 구입

학교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집이 위치한 동네는 안전하고 깔끔한 신규 타운이였다. 그리고 몇달 동안 고생한 끝에 3개월 만에 어바인에 위치한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CCTV관련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을 할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에 아내가 한국에서 10년간 다니던 대학 교수를 정리하고 미국에서 다시 번역 관련되 정부일을 시작으로 1년만에 꽤 좋은 직장을 찾을수 있게 되었고, 1년이 다되 가는 지금, 우리는 어바인에 새로운 집과 아이 학교로 이사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찌보면 미국 이민자들이 얻을 수 없는 행운이 지난 1년간 우리 가족에게 벌어져서 가끔 현실일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3년이 넘게 준비하고 다짐하던 이민이라 지난 시간의 고생의 보상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국에 있는 우리를 위해 굳이 일본으로 근무지를 옮기셨던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코로나로 제대로 왕래도 못하고 고생하셨는데, 다시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로 발령이나 이제 1시간 거리를 두고 서로 살필수 있게 되었다. 

 

단지내에 있는 커뮤니티 수영장

대학을 졸업하고부터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내가 평생 원하던 게임 개발로 오랜 세월을 지내왔다. 그러나 그러한 시간들이 나에게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50이 다 되어버린 나이에 미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2번째 인생은 한국에서의 시간과 달리 나와 가족에게 좀더 많은 자유와 시간을 허락하고 있다. 

 

항상 무엇인가를 해야하고, 배워야하고, 그리고 준비해야하는 인생을 살아오다가 최근에 아무런 걱정없이 그냥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찾으며 생활하고 있는게 한편으로는 행복한 사치로 느껴지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있기도 하다. 

 

오랫동안 못했던 게임을 이것저것 해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또 문뜻 뭔가를 해야하는데 뭘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오랜만에 뭘해야할지를 모르겠는 상황이긴 하다. 주어진 자유시간에 무엇을 할지 아직도 정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나와 가족을 위한 나만의 개발을 위한 시간을 찾아갈 예정이다. 앞으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동안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한 일원으로 역할을 해 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 초등학생이 우리 아들이 대학교 가는 날까지 아니 졸업할때 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되주고 싶다. 적어도 많은걸 물려주진 못해도 부족함으로 고민하는 젊은 세월을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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